'회생신청 불가피' MBK 주장에 신영증권 사장 "전례없다" 비판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이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직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전례가 없다"고 꼬집었다.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MBK파트너스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국회는 현안 질의에 핵심 증인으로 출석요구를 받고도 해외 출장을 사유로 나오지 않은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해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 사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신용등급 A3에서 A3-로 하락한 기업 중 자구책 마련 없이 등급 하락 후 영업일 하루 만에 회생을 신청한 사례가 있나'는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주관사로서, ABSTB를 개인과 법인에 판매했다. 금 사장은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떨어졌다고 했지만, A3-도 투자적격 등급"이라며 "이런 회사들이 갑자기 기업회생 신청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가 투자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 회피성 기습 회생 신청이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자본시장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판단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국회 현안 질의에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는 2월 28일 신용등급 강등 이후 준비한 것"이라며 "'A3-' 상황에서 기업어음 발행이 거의 안 되기 때문에 부도를 피하고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A3- 기업 어음은 시장에서 거의 거래와 발행이 안 되는 어음으로 3개월 내 6,000~7,000억 원 상환 요구가 들어온다"며 "거래처와 직원 보호를 위해서도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채권자들과 따로 협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신영증권은 MBK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알고도 직전까지 ABSTB를 발행해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겼다고 보고 MBK에 대한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홈플러스 채권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현안 질의에서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이런 부분에 대해 불완전 판매 여부 검사를 나가 있는 상황"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위법 여부를 판단하고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와 관련해 MBK로부터 받아야하는 자금이 약 9,000억 원이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MBK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약 6,0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국회 현안 질의에 참석해 MBK로부터 현재 받아야 할 돈이 얼마냐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하면서 "손실이 확정되면 (돈이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