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대중교통망을 거미줄처럼 연결할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사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1996년 정부의 기본계획 수립 승인 이후 29년, 1호선 개통 19년 만이다. 대전시는 공사 시작 전 주민들에게 사업을 알리기 위한 설명회를 열고,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한 교통대책도 마련했다.
12일 시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내달 초까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1,2공구(중리네거리에서 신탄진 방면)와 7공구(충남대 앞에서 도안동 방면) 공사를 순차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시는 나머지 42개 공구도 올해 상반기까지 공사 발주와 시공업체 선정을 마무리짓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총 1조5,069억 원을 들여 총연장 38.8㎞, 정거장 45개소, 차량기지 1개소 규모에 2028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된다. 노선은 대전역과 서대전네거리, 정부청사역, 유성온천역 등 기존 도시철도 1호선과 연결되는 본선(순환노선) 33.9㎞, 연축차량기지 종점을 연축삼거리까지 연장하는 연축지선 3.9㎞, 관저네거리~진잠구간을 본선에서 분리한 진잠지선 1㎞ 등으로 계획됐다.
차량은 무가선 수소트램으로 정했으며, 현대로템과 계약해 순수 국내 기술로 차량을 제작 중이다. 수소트램은 운행 과정에서 대기질 개선 효과도 거두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공기 중 산소 화학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며, 한번 충전해 200㎞ 이상 운행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스택(Stak·연료전지 셀 묶음)으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은 배출하지 않는다. 또 하루만 운행해도 공기 중 미세먼지 정화를 통해 11만명 정도가 1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청정공기를 생산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 1편성을 시작으로, 2028년 상반기까지 차량을 납품받아 6개월 동안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한 뒤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거둘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2조4,59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9,808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1만1,698명, 취업유발효과는 1만6,190명으로 각각 추정됐다.
시는 본격적인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사에 앞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마련했다. 우선 착공 구간인 1·2공구는 11일 오후 대덕문화원에서 진행됐으며, 7공구는 14일 오후 원신흥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다. 설명회에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수소트램의 특징, 공사 개요, 단계별 공사 계획, 공구별 주요 공정 등을 안내했다. 시는 나머지 공구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설명회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한 단계별 교통대책도 가동한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로 도로 전 구간에 걸쳐 1~2차로 감소하고, 일부 구간에선 최대 4개 차로가 줄어들면서 평균 통행속도가 최대 16.6㎞/h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단계로 계획된 교통대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혼잡도 분석을 토대로 마련했다. 이달 말부터 1단계가, 평균속도가 20㎞/h 이하로 내려가면 2단계, 15㎞/h 이하로 내려가면 3단계가 적용된다. 1단계에선 출퇴근 시간 시내버스 및 지하철 집중배차, 승용차 요일제 참여 혜택 확대, 시차출근제 활성화 등이 시행된다. 또 천변교속화도로 버스전용차로 단속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교통량 분산을 위해 66개 우회도로를 집중 관리한다. 평균속도가 20㎞/h 이하로 내려가면 진잠네거리에서 서대전네거리 구간에 다인승 전용차로를 시범 운영하고, 고속도로 통행료(서대전IC에서 안영, 남대전, 판담IC 구간)를 20% 추가 할인한다. 3단계에는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인을 대전 관내 8개 영업소로 확대하고,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시행, 주차장 요금 인상 등의 조치를 한다.
남시덕 시 교통국장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대전의 미래 교통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시민 불편을 줄이고,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인 만큼 시민들께선 다소 불편하더라도 너그럽게 양해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