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가성비 블루투스 이어폰이 잇달아 출시됐다. 노이즈 캔슬링, 이퀄라이저(EQ·음향 효과 설정) 등 고급 기능을 다채롭게 갖추고도 10만 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어 블루투스 이어폰 입문용으로 손색없는 제품들이다. 이 중 샤오미의 최신 제품 '레드미 버즈 6 라이트'(레드미 6)와 JBL의 보급용 제품 '웨이브 빔 2'를 일주일 동안 써봤다.
레드미 6은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가 정식 한국지사를 세운 후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이다. 2만4,800원에 노이즈 캔슬링, 다섯 가지 EQ 기능, 12.4mm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인공지능(AI) 기능으로 잡음을 제거하는 마이크 2종(총 4개)까지 웬만한 중고가 블루투스 이어폰의 스펙을 모두 갖췄다. 덕분에 1월 간담회에서 이 제품이 모습을 드러내자 '샤오미의 가성비를 상징하는 모델'이란 찬사를 받았다.
샤오미 이어폰 전용 앱 '샤오미 이어버즈'를 내려 받아 블루투스에 연결하면 EQ를 비롯해 갖가지 기능을 설정할 수 있었다. 제품을 충전시켜 이어폰을 케이스에서 뽑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연결하기' 기능을 켜면 앱에서 제품 이름이 바로 뜰 정도로 연결이 쉬웠다. 2시간 충전에 최대 38시간을 쓸 수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앱의 '제스처' 기능을 누르면 이용자 스스로 왼쪽, 오른쪽 각 이어폰을 몇 번씩 터치해 음악을 재생하고, 끄고, 볼륨을 낮추고 높일지를 고를 수 있다. 여기까지는 기능 및 장점.
전기 신호를 소리로 바꿔주는 진동판, 드라이버는 간격이 넓을수록 대역 폭이 넓고 그만큼 깊고 풍부한 음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레드미 6은 무선 이어폰 중 대형인 12mm대 드라이브를 갖추고도 중저음이 상당히 약했다. EQ설정 중 '저음강화' 기능을 실행해도 K팝이나 영화 등을 즐기기에는 소리가 동동 떠다녔다. 대신 저음 음역대의 먹먹한 잡음을 줄여 옛 클래식 실황 앨범을 들을 때 의외의 진가를 발휘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공기청정기 소리 같은 화이트 노이즈만 줄일 뿐 목소리 벨소리 등 주변의 잡음을 줄이는 데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웨이브 빔 2'는 포드(Ford)사 최고급 라인의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으로 잘 알려진 JBL이 내놓은 보급형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다. 6만9,900원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여섯 가지 EQ 기능, 8mm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주변 소음을 제거하고 목소리만 담는 마이크 4개, 방수 및 방진 기능을 담았다. 역시 블루투스 연결은 간편했고 앱 다운로드, EQ 등 각종 기능 제어 방식도 직관적이라 한 번에 적응하기 쉬웠다. 2시간 충전해 최대 40시간 쓸 수 있다.
JBL의 모회사 하만은 이 제품에 '저음이 강화된 매력적인 JBL의 퓨어 베이스(Pure bass) 사운드'를 앞세웠는데 샤오미의 '레드미 6'보다는 월등했지만 기자가 수년간 썼던 에어팟 프로 1세대나 드비알레 제미니1보다는 (가격 차이만큼이나) 아쉬운, 8mm 드라이버에서 낼 수 있는 '최선의 저음'이었다. 대신 저음과 고음의 밸런스가 좋고 그만큼 EQ 설정에 따라 음색의 변화도 커 일반부터 클럽, 보컬, 재즈 등 보다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웨이브 빔 2의 가장 탁월한 기능은 노이즈 캔슬링이다. 수동으로 켜고 끄는 '액티브' 기능만 가능했는데(같은 시기 출시된 10만원 대 '툰 빔 2'는 외부 소음을 자동으로 줄여주는 어댑티브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설정하면 소음 차단 효과가 에어팟 프로 1세대, 드비알레 제미니1 보다 뛰어났다. 출퇴근, 등하교 길에 방해 받지 않고 뉴스 듣고, 영어 듣기 공부하기에 더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