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스트리아의 밤을 밝힌 무도회
입력
2025.02.28 18:30
기자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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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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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본인 기소했던 법무부서 독설… "정부서 불량세력 축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 자신을 기소했던 연방 법무부를 찾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등이 '사법 탄압'을 했다고 맹비난했다. 사실상 법무부에 '정치 보복'을 지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법무부 청사에서 직원들을 모아놓고 한 시간 가량 연설했다. 그간 미국 대통령들이 연방 수사기관을 지휘하는 법무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하기 위해 청사 방문을 자제하던 전통을 뒤엎은 행보였다. 발언은 바이든 전 대통령을 포함,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를 향한 비난과 겁박으로 가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 내 급진세력들은 정보 및 법 집행 기관들의 광대한 권한을 무기화했다"며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권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고 그 중 두 건이 연방 법무부 주도 하에 이뤄진 점을 ‘정치적 사법 탄압’으로 재차 규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 일부 언론 실명을 거론하며 매체 보도를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자신이 패했던 2020년 미 대선이 조작됐다는 부정선거론도 반복했다. 이런 공격적인 발언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수사 지침’을 하달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충성파인 팸 본디 법무장관과 그의 지휘를 받는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참석했다. 게다가 미국 현직 대통령의 법무부 연설은 극히 이례적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현직이었던 2015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던 에릭 홀더의 마지막 근무일을 기념하기 위해 방문한 뒤 10년 만이라고 미국 매체들은 전했다.
빨라진 대선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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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이재명, 중도 빈집털이 도둑… 중원 이길 전략 세워야"
국민의힘 대권 잠룡인 유승민 전 의원이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빈집이라고 함부로 남의 집 안방에 쳐들어와 이것저것 훔쳐가는 도둑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도보수 호소인' 이 대표가 보수패널과 보수채널에 출연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최근 이 대표가 연일 '우클릭'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외려 더 오른쪽 가서 중도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 전 의원은 여전히 윤 대통령을 옹호하기 바쁜 국민의힘을 겨냥, "대문을 열어놓고 집 나간 사람도 문제다. 내 집 하나 못 지키는 사람이 무슨 큰일을 하겠나"라며 "빈집털이를 막고 중원에서 이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앞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당이 일관되게 극우 이미지를 강화했다"며 "이 전 대표가 영악하게 우리 땅을 잠식해가고 있는데, 보수라는 사람은 부정선거를 믿고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한다. 그러면 중도 전쟁에서 참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하다가 어떻게 되는지 경험하지 않았나. 또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면 바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 나이트'에 보수 언론인 출신 정규재씨와 출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우경화 흐름을 지목, "보수 영역을 버리고 갔기 때문에 현실이 그렇게 됐다"며 "유 전 의원이 빈집털이를 당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가 빈집을 턴 것은 아니다. 아직 못 털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중원, 중도 영역이 승부처인데 (국민의힘이) 이쪽을 비우고 산으로 갔다. 무주공산을 만들고 보수의 영역을 버리고 갔다"고 지적했다.
윤대통령 탄핵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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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선고' 임박한 주말... 서울 도심 찬반 집회 '총력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다음주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탄핵 찬반 단체가 15일 서울 곳곳에서 총력전에 나선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동십자각 앞에서 15차 범시민 대행진을 개최한다. 비상행동은 이번 집회를 '100만 시민 총집중의 날'로 선언하고 대규모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10만 명이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오후 2시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후 3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앞에서 3만 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탄핵 반대 측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오후 1시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대국본은 경찰에 5만 명을 신고했지만 실제 집회 인원은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오후 1시부터 여의대로에서 '국가 비상 기도회'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도 오후 6시 30분부터 안국역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국본과 세이브코리아 측은 각각 10만 명, 2만 명이 모일 예정이라고 신고했다. 대규모 인파 집결에 대비해 정부도 안전 대책을 강화한다. 행정안전부는 집회 인근 지하철역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현장지휘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혼잡 시 무정차 운행, 출입구 폐쇄 등 조치를 검토한다. 소방청은 신고 폭주와 응급 상황 발생에 대비해 상황대책반을 운영한다. 소방 인력과 차량을 집회 장소에 배치해 신속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행정2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시민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주요 집회 장소에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한다. 헌재가 자리잡은 종로구도 탄핵 선고 당일을 포함해 전후 3일간 구청 직원을 비상 근무에 투입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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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거래채권 전액 상환” 고개 숙인 홈플러스… MBK 책임론은 선 긋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 경영진이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기습적인 법원행(行) 후 열흘 만이다. 기업회생 신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간담회를 열었지만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경영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답을 피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회생절차로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와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후 첫 공개 사과다. 현재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들은 1월 매출 대금(1월 1일~2월 11일)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법원 변제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거래 채권 규모는 5,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 대표는 "전날까지 3,400억 원을 상환했다"며 "현금 시재가 약 1,600억 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잔여 채권 지급도 문제없다"고 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소상공인∙영세업자부터 정산하겠다는 입장이라 대기업 협력업체가 미지급 대금을 받는 시기는 일러도 5~6월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가 시작된 4일 후 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느는 등 정상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회생 개시 이후 상거래 채권은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6월 3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계획안에는 상환이 유예된 금융부채 2조 원 변제 방안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이 담길 예정이다. 시장 일부에서 나온 추가 폐점 계획 등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김광일 부회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에 점포 4개를 매각하고, 16개를 폐점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노조가 "MBK가 남(법원∙채권단) 손을 빌려 홈플러스를 안락사시키려 한다"고 반발한 상태다. 홈플러스의 부실 경영 책임에 대해 경영진은 "지난 4년간 통계를 보면 이마트·롯데마트보다 문 닫은 점포가 적다" "최근 1년간 경쟁사보다 온오프라인 매출 성장률이 높다"며 해명했다. 홈플러스 위기 원인을 월 2회 의무휴업일과 영업 시간 제한 등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MBK 책임론'에도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자구 노력 없이 법원행을 결정해 부채를 시장에 떠넘겼다는 '먹튀' 논란에 대해선 "(MBK가) 3조1,000억 원을 홈플러스에 투자했다. 회생 절차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본다"고 답했다. MBK도 피해자란 뜻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가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것을 거론하며, "회생 신청은 신용등급 하락에 의한 단기 유동성 악화로 인한 부도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도 "간담회에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롯데마트는 홈플러스처럼 장사가 잘 되는 알짜 점포를 팔아 치운 적이 없다"며 "본질은 MBK의 고가 인수와 그에 따른 과도한 차입금이 홈플러스 경영을 짓눌러온 것인데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