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바로 보기 | 6부작 | 19세 이상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뭐가 맞고 어떤 게 틀린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 권위 있는 이에게 기대기 마련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한 시대 ‘추종자’ 수는 곧 권위이고 영향력이다. SNS 계정 운영자가 정말 전문성을 지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인기가 있고, 혹하게 정보를 전달하는지가 중요하다. 드라마 ‘애플 사이다 비니거’는 인플루언서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 우리가 놓칠 수 있는 세상을 들여다본다.
벨 깁슨(케이틀린 디버)은 20대 여성이다. 그는 뇌암에 걸렸으나 자신만의 식이요법으로 치료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투병 과정을 온라인으로 알리는 동시에 요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출시한다. 암에서 벗어나게 한, 유기농을 활용한 자신만의 요리법을 사람들과 나누겠다는 목적에서다.
깁슨의 사연은 극적이다. 싱글 맘으로 어렵게 살면서 암을 이겨냈다. 다른 암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겠다며 사업을 시작했다. 인간 승리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서인지 애플리케이션은 큰 인기를 모은다. 성공한 젊은 여성사업가라는 수식이 깁슨에게 더해진다.
알고 보면 깁슨은 거짓말쟁이다. 뇌암에 걸렸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는 암을 선고 받고 대체의학에 몰두하다가 주스에서 돌파구를 찾은 젊은 여성 밀라 블레이크(앨리시아 데브넘 캐리)의 사연을 도용한다. 블레이크는 블로그와 SNS에 자신의 투병기를 올리는데 깁슨은 이를 활용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드라마는 깁슨과 블레이크의 삶을 교차해서 보여주며 SNS시대 인플루언서의 허상을 파헤친다. 동시에 대체의학의 위험성을 들추기도 한다. 깁슨은 화려한 화술로 SNS를 장식하며 명성을 얻고 거금을 손에 쥔다. 주변에서 정말 뇌암 진단을 받았냐고 물으면 둘러댄다. 궁지에 몰리면 뱃속 아기를 잃었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암이 다른 장기들로 전이됐다고 거짓말을 한다.
사람들이 깁슨의 거짓말을 믿는 건 그가 온라인에서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깁슨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리법을 소개하면서도 죄책감은 딱히 없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불쌍한 존재라는 생각에서다. 깁슨은 홀어머니의 무관심 속에서 성장하고 10대에 집을 나와 일찌감치 어른의 세상을 알아버렸다.
깁슨에게 이용 당하는 블레이크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그는 대체의학을 지나치게 맹신하다가 암 치료 시기를 놓친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의 절박함을 악용해 지갑을 채우는 이들의 꾐에 빠진 결과다. 잘못된 의학 정보는 SNS와 인플루언서라는 고속 유통망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드라마는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