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현역 강점" vs 원윤종 "경험 우위"...IOC 선수위원 경쟁

입력
2025.02.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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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 면접 참석
피겨 차준환 "선수 목소리 잘 들을 수 있어"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 대표로 오래 활동"
27일 후보자 결정되면 내년 올림픽서 도전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과 아시아 최초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원윤종이 각자의 경쟁력을 부각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기간 선출하는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던진 차준환, 원윤종은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국내 후보자 평가위원회에 차례로 참석했다. 비공개 면접을 앞두고 먼저 취재진을 만난 차준환은 자신의 강점으로 '현역'을 내세웠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뛰며 연결고리를 갖고 있고, 대화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 스위스 로잔에서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 유치 활동을 했고, 성공도 했다"며 "경험에서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2018 평창 올림픽과 2022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던 차준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최근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내년 밀라노에서는 사상 첫 남자 싱글 올림픽 메달과 함께 IOC 선수위원까지 노린다.

차준환의 경쟁자인 원윤종은 오히려 반대로 '은퇴' 신분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선수로서 은퇴했기 때문에 이제 유일한 목표는 밀라노 올림픽에 선수위원 후보로 참가해 당선되는 것뿐"이라며 "선거 활동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역 선수는 경기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은퇴 선수가 선거 활동에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회 활동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원윤종은 "선수들의 대표로서도 오래 활동해 경험에서는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원윤종은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대표팀의 파일럿으로 4인승 은메달을 이끌어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봅슬레이 메달을 따낸 주인공이다. 올림픽에는 2014 소치 대회부터 2022 베이징 대회까지 세 차례 출전했다.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기간 선거 운동을 해야 하는 만큼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둘 모두 영어는 "문제없다"고 밝혔다. 평가위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두 후보의 국제 대회 성적과 경력, 외국어 소통 능력, 한국 체육을 위한 비전 제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27일 국내 후보를 결정한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문대성(태권도)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승민(탁구) 대한체육회장 당선자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각각 뽑혀 8년간 활동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선 박인비(골프)가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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