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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 출신 리바이(마일스 텔러)는 타고난 저격수다. 해병 제대 뒤에도 용병회사에서 일하면서 종종 암살로 돈을 번다. 타고난 재능 때문에 그는 악몽에 시달린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그에게 이상적인 일자리가 생긴다. 장소를 알 수 없는 유럽 어딘가 협곡에서 1년 동안 감시탑을 홀로 지키며 정체 모를 '적'을 감시하고 차단하면 된다. 모든 게 일급 비밀인 감시탑 동쪽 맞은 편 건너에는 똑같은 감시탑이 서 있다.
동쪽 감시탑을 지키는 이는 리투아니아 여성 드라사(안야 테일러 조이)다. 드라사 역시 특급 저격수다. 얼마 전 위험한 작전을 끝낸 후 몸을 숨겨야 할 상황에서 감시탑 근무를 하게 됐다. 무슨 일일까. 리바이와 드라사는 같은 날 감시탑에 투입됐다. 근무에는 여러 철칙이 있는데 건너편 근무자와의 소통 금지가 포함돼 있다.
두 사람은 가끔 망원경으로 서로 지켜보며 호기심을 키워 간다. 외로운 생활에 규칙이 통할 리 없다. 드라사는 생일 밤 참지 못하고 리바이에게 신호를 보낸다. 두 사람은 스케치북과 망원경으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원거리 파티를 즐긴다. 소음 때문이었을까. 협곡 아래에서 알 수 없는 괴생명체들이 기어 올라오기 시작하고, 리바이와 드라사는 첫 전투를 치러낸다.
괴생명체는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다.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면 일상은 평화롭고, 근무가 끝난 뒤 잊어버리면 된다. 리바이와 드라사는 멀리 있는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며 사랑을 키워 나간다. 눈앞에서 서로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싶은 욕망은 눈덩이처럼 커져 간다.
결국 리바이가 참지 못하고, 해병 출신다운 방식으로 동쪽 감시탑으로 건너간다. 두 사람이 사랑의 달콤함을 음미할 무렵 로맨스물은 치열한 액션극으로 급전환된다. 두 사람은 목숨 걸고 싸우며 서로를 지켜주려 한다. 과연 둘은 생존해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로맨스와 액션을 결합한 이색적인 영화다. 두 사람의 사연에 수십 년 동안 괴생명체를 만들어낸 거대한 음모가 포개진다. 괴생명체는 '슈퍼 솔저' 양성을 위한 비밀 단체 실험의 결과다. 좀비같이 사람을 향해 돌진하고 괴력을 지니기도 했다.
황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고 여길 수 있으나 오락물로는 나쁘지 않은 만듦새를 지녔다. 리바이와 드라사가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보는 이를 꽤 설레게 한다. 정예 저격수인 두 사람을 중심에 둔 액션은 '화려하다'라는 수식을 붙여도 될 만하다. 진부하지만 낭만적인 마무리까지 눈과 마음이 적당히 즐거운 영화다. 뒤돌아서면 잊힐 가능성은 매우 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