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군의 현실정치 역할 어떤 경우에도 적절치 않다고 尹에 말해"

입력
2025.0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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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증인신문
작년 3월 말 대통령 안가서 만찬
비상조치 언급한 尹에 반대 의견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작년 3월 말쯤 윤 대통령이 '비상조치'를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8개월 전부터 계엄 선포를 고려했다는 점이 재차 드러난 셈이다.

신 실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서 '2024년 3월 말~4월 초 삼청동 안가 만찬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 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과 함께 참석한 게 맞느냐'는 국회 측 대리인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신 실장은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었다.

신 실장은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주도했다"며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진 않지만 '비상조치를 해야겠다'는 취지의 말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비상조치'의 의미에 대해선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비상조치는) 군이 현실 정치에 역할하는 정도로 받아들였고, 이는 '어떤 경우에도 적절하지 않다' '썩 유용한 방법은 아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왜 직접 반대 의견을 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나를 보고 (비상조치 관련) 말을 한 것 같아서 군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대통령이) 이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답했다.

신 실장은 만찬 직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재차 "비상조치는 절대 안 된다. 대통령을 잘 모셔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신 실장은 "내가 장관이 된 뒤로 (대통령과) 별도 시간을 가진 적이 없는데, 나한테 저런 말씀(비상조치)을 하시는 걸 보니 혹시 아주 가깝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할까 봐 (우려돼) 경호처장에게 내 핑계를 대서라도 이런 말을 전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실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계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수현 기자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