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비자금융보호국 폐지 명령… 본부 폐쇄·직원 출근 금지

입력
2025.02.10 09:12
2008년 금융위기 후 오바마 정부서 설립
일론 머스크 "CFPB, 편히 잠드소서" 저격

연방정부 기관 퇴출·축소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립된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폐쇄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셀 바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전날 저녁 CFPB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일주일 동안 본부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통보하면서 "모든 감독 활동과 수사 활동을 전면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AP는 CFPB 직원들이 받은 이메일을 입수해 "바우트 국장이 워싱턴 시내에 있는 CFPB 본부와 지국 사무실을 10일부터 14일까지 모두 폐쇄한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직원들과 계약업체 등은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원격 전자 업무로 일부 작업을 마칠 수 있게 했다.

CFPB는 2008년 미 금융위기를 계기로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설립돼 그동안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 기업들을 규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단속 기능이 강화되면서 규제 대상 업체들의 반발이 컸다.

CFPB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표적이었다. 머스크는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묘비 이모티콘과 함께 "CFPB RIP(편히 잠드소서)"라는 글을 올리며 CFPB 폐쇄를 언급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에도 "CFPB를 없애라. 중복되는 규제 기관들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나주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