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계 안 내?" 신입생에게도 강요한 의대생들 경찰 수사의뢰

입력
2025.02.04 15:05
11면
휴학계 안 낸 학생에 연락해 제출 종용해
신입생 동의 없이 연락처 구해 연락하기도

새 학기를 앞두고 수도권의 한 의과대학에서 일부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휴학을 종용한 것이 포착돼 교육부가 4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다른 의과대학에서는 재학생들이 신입생 연락처를 당사자 동의 없이 구한 뒤 연락해 휴학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대생들이 증원 백지화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일대오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 A대학에서는 의대생들이 '휴학계 제출 현황'을 실명으로 파악한 뒤 이를 문서로 정리해 학생 전체가 참여한 메신저 등에 반복 게시하는 방법으로 미제출 학생들을 압박했다. 또 일부 학생들은 휴학계를 내지 않은 동료들에게 직접 연락해 휴학계 제출을 강요했다. 교육부는 휴학을 종용한 학생들에 대해 이날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다른 의대에서는 재학생이 신입생을 상대로 휴학을 강요한 사례도 발각됐다. B대학 의대에서는 선배 학생들이 신입생 연락처를 학교로부터 얻어 개인적으로 연락해 "휴학계를 내달라"고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신입생은 늘어난 의대 정원의 혜택을 보고 입학했기에 '의대 증원 철회'를 주장하며 휴학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입생 동의 없이 그들의 개인 연락처를 재학생에게 전달하는 건 개인정보보호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행위"라며 "재학생과 학교를 따로 수사 의뢰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의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대 의대의 새 학기 강의에 돌아온 학생들의 실명과 학년 등이 적힌 명단이 돌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