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우크라 전쟁, 북한군 사망 300여명·부상 2700여 명… '김정은 장군' 외치며 자폭 시도"

입력
2025.01.13 13:25

국가정보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300여 명이 이미 사망했고, 부상자도 2,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러시아 파병 북한군 교전참여지역이 쿠르스크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고 북한군 피해 규모가 사상자 수 3,00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최근 입수한 북한군 전투영상을 분석한 결과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 조준사격,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이 결과적으로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전사자 메모에서 북한 당국이 생포 이전에 자폭과 자결을 강요하는 내용이 있고, 병사들이 막연하게 노동당 입당, 사면을 기대하는 사실도 메모에 기재된 것이 발견됐다”며 “최근 북한 군사 1명이 포획 위기에 놓이자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했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 공조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의 진술 내용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2명은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 2,500명이 파견될 때 동반해서 파견된 것으로 소속이 확인됐다”며 “북한군이 급여 등에 대한 약속 없이 영웅대우를 한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우선 “북한군도 법적으로 우리 국민에 포함되기 때문에,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으로의 귀순 요청이 있으면 우크라이나와의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새로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 간의 ‘스몰딜’도 예상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스스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성사를 제1기의 대표적 성과로 인식하고 있어, 대화 추진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간 내 북한의 완전 비핵화 달성이 어렵다 판단할 때, 핵 동결, 군축 등의 스몰딜 형태도 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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