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호처 향해 "2차 체포영장 막으면 현행범 체포, 협조하면 선처"

입력
2025.01.13 12:07
"현행범 체포 후 분산 호송조사 계획 세워"
2차 영장 집행 하루 넘겨 장기화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경찰이 대통령경호처에 대해 "또 다시 영장 집행을 막으면 현행범으로 체포해 분산 호송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면서도 "영장 집행에 협조하면 최대한 선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위법한 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직무유기죄 성립 등 명령 불이행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겠단 의미다.

'12·3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경호처 직원에 대해선 분산 호송조사까지 계획을 하고 있다"며 "협조하는 직원에 대해선 선처할 것이니, 최대한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특수단은 현행범 체포 기준에 대해서도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2차 체포영장 집행의 장기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영장 집행 과정이 하루를 넘어 2, 3일로 늘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수단은 지난 8일 경호처에 1차 영장 집행을 방해한 26명의 신원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회신은 오지 않았다. 다만 당시 촬영한 채증 자료를 분석해 김신 경호처 가족부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아울러 특수단 관계자는 "채증 영상에서 당시 영장 집행 저지에 일단 사병(의무복무 장병)이 동원됐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현재까지는 사병에 대해선 입건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나오라는 3차 출석 요구를 받은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은 현재까지 응하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사직으로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김성훈 경호차장과 함께 경호처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현재까지 입건된 경호처 관계자는 총 5명(박종준 전 처장, 김성훈 차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이광우 본부장, 김신 부장)이다. 박 전 처장은 이날 경찰의 세 번째 조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진하 본부장도 지난 11일 경찰에 나와 9시간 가까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조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