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 총리 축전도 주민들에게 미공개...북중 냉각기류 이어지나

입력
2025.01.12 12:50
리창 총리 北 박태성 신임 총리에 축전
주민들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엔 미공개

중국 서열 2위 리창 총리가 최근 박태성 북한 신임 내각총리에게 임명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며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전했다. 다만 북한은 중국 최고위급의 축전을 받아들고도 이를 주민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아 최근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리 총리가 박 총리에게 축전을 보내왔다고 12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축전에서 박 총리의 임명에 대해 "중국 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 "두 당,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중요 공동 인식을 관철해 중조(중북)친선협조관계가 끊임없이 새로운 발전을 이룩하도록 추동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북한은 축전 내용을 대외 매체에는 실었지만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대내 선동매체인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다. 2020년 중국 리커창 총리가 김덕훈 내각 총리 임명 당시 보낸 축전은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눈에 띄게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새해를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다는 사실도 상대적으로 작게 다뤘다. 시 주석의 연하장을 다른 국가수반의 연하장 발송 소식과 묶어 간략히 전하는 데 그친 것. 2024년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연하장을 주고받은 내용을 노동신문 1면과 2면에 싣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과 중국 양국은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북중 우호의 해'를 선포하고 지난해 4월에는 평양에서 개막식도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폐막식도 없이 수교 75주년을 마무리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까워진 북한-러시아 관계에 비해 중국과는 북한이 다소 거리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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