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에 대(對)러시아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퇴임을 열흘 앞두고 발표한 대규모 러시아 에너지 제재를 옹호한 발언이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의에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며 “그가 끔찍한 짓을 계속 저지를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날 미국 정부가 러시아 주요 석유 업체 등 개인·단체 200곳 이상에 제재를 쏟아낸 배경을 설명한 것이었다. 이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유조선 수출액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즈프롬네스트, 수르구트네프테가스 등이 포함되는 등 푸틴 대통령의 자금줄을 틀어쥐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그간 서방 제재를 피해 비밀리에 운영되던 이른바 ‘그림자 함대’ 유조선 180여척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방이 단결하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유럽이 계속 뭉친다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비용이 엄청나게 크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600명 이상, 약 1,000명이 죽거나 부상했고 러시아가 데려온 (파병) 북한군의 사망률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재로 인한 글로벌 유가 상승은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1갤런은 3.78리터) 당 3~4센트(1센트는 약 14.7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제재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의회의) 공화·민주당 의원 상당 수가 대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한다”며 “이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