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실질적 1인자' 김성훈, 경찰 '최후통첩'에도 불응

입력
2025.01.11 11:43
경호처 내 '강경파',2차 체포영장 집행 대비
경찰 체포영장 신청 전망…강제수사 돌입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사임으로 경호처의 실질적 1인자가 된 김성훈 경호차장이 11일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번 출석 요구는 사실상 '최후통첩' 성격을 뗬다. 경호처 내 '강경파'로 알려진 김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며 수사기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하고 있다.

경호처는 이날 언론에 "김 차장은 엄중한 시기에 경호처장 직무대행으로서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해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앞서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김 처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국수본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이번이 세 번째 출석 요구다. 김 차장은 전날 사직한 박 전 처장의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김 차장의 태도는 그의 상관이었던 박 전 처장과 상반된다. 박 전 처장은 지난 10일 경찰에 출석해 13시간 넘게 조사 받은데 이어 이날 오전 9시쯤 서대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다시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처장이 협조적 모양새를 취하자 그를 긴급체포하지는 않았다.

반면 김 차장은 강경하다. 그는 경찰 출신인 박 전 처장과 달리 경호처 출신으로 경호처장을 지낸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가까우며 '김건희 라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처장이 사표를 내고 경찰 출석을 선택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에 의중에 따라 그가 밀려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경호처 분위기 예의주시하는 경찰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강제수사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장 체포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경찰 측은 박 전 처장이 물러나고 김 차장은 출석 불응한 상황에서 경호처 직원들의 분위기에 변화가 없는지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에게 11일 오후 2시에 출석하라고 2차 요구를 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시도에 나서면서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도 집행해 경호처 수뇌부를 와해하는 작전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 기자
조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