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공급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 예정인 물량들 중에 아직 세부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비중이 3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경기 악화에 계엄·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친 결과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14만6,130가구다. 조사 이래 가장 적은 2010년(17만2,670가구)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분양 일정조차 잡지 못한 물량도 상당수다. 14만6,130가구 중 4만8,227가구(33%)의 구체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은 분양예정 물량 2만1,719가구 중 48%인 1만4,32가구가 일정을 잡지 못했고, 경기는 5만550가구 중 33.2%인 1만6,758가구가 미정이다. 광주 76.8%, 충남은 53%의 분양 일정이 미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 물량 감소 전망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0대 건설사의 올해 분양계획 물량은 10만7,612가구로 전년(15만5,892가구) 대비 31%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계속되는 경기 침체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시장 전반에 대한 전망은 악화하는 추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3.8포인트 하락한 77.5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좋음' 응답비중에서 '나쁨' 응답비중을 뺀 후 100을 더한 수치다. 지수가 100을 넘는다면 분량물량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평가한 사업자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전체 분양시장 관련 전망지수도 전월 대비 10.6포인트 하락한 71.4로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규제 강화와 올해 경기 전망 악화,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 심리 등으로 분양전망 지수가 석 달 연속 크게 하락했다"며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등 요인이 있기에 늦어도 6월 이전에는 지수 하락 추세가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