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그 대신 고위급 특사를 파견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 대신 중국 최고 관리가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중국이 트럼프 당선자 정권 인수팀에 알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특사는 트럼프 인수팀과 회동도 가질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 측은 시 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고 초청했다. 그간 전례가 없었던 '유화적 제스처'를 중국 정부에 보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중국 정부와 진행했던 미중 고위급 접촉을 재개하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중국은 시 주석이 직접 트럼프 당선자 취임식에 참석하지는 않되, 고위급 관리를 파견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시 주석의 고위급 특사 파견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미중 간 마찰을 줄이려는 전례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사로는 시 주석을 대신해 공식 의례에 종종 참석하는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 또는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을 잘 아는 익명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로선 시 주석을 초대했는데 왕 부장이나 한 부주석이 올 경우 불만을 가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중국 고문은 "트럼프는 아마 시진핑이 직접 참석하는 국내적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길 것"이라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와일더 전 고문은 FT에 "중국이 상당한 지위의 특사를 보내 미국 측과 회동함으로써 시진핑은 '트럼프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 줄 수 있고, 빈손으로 귀국하거나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할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