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환자 10명 중 1명은 인플루엔자 의심… 한 달 새 13.7배 폭증

입력
2025.01.09 23:26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99.8명
질병청 표본감시체계 구축 후 최고 수준
"겨울방학 시작, 1~2주 후 정점 지날 것"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한 달 새 13.7배 폭증했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 10명 중 약 1명은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일 정도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감염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9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인플루엔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유행하는 가운데 다양한 호흡기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1주차)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99.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주(2024년 52주차) 73.9명보다 1.4배 증가했다. 4주 전 7.3명과 비교하면 13.7배 폭증했다.

2016년을 기점으로 호흡기감염병 표본감시체계에 참여한 의료기관이 100곳 미만에서 200곳 이상으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인플루엔자 유행세는 표본감시체계 구축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질병청은 부연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늘고 있는데 특히 13~18세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아동·청소년층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플루엔자로 입원하는 환자도 늘어 1,45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초 795명(표본 의료기관 기준)과 비교하면 약 2배에 가깝다.

질병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지 않으면서 항체가 없는 사람이 지역사회에 많다는 점이 급격한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게 유지되다 최근 갑자기 떨어졌고, 인플루엔자 세부 유형 중 A(H1N1), A(H3N2)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 중인 점도 환자 급증 요인으로 분석됐다.

지 청장은 “과거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추세가 겨울방학 직전 정점을 기록한 후 방학이 시작되는 1월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질병청은 고령자,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자에게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서둘라 달라고 당부했다. 손 씻기, 기침 예절, 환기 등 개인 감염 예방 수칙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