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공수처 백면서생들, 관저 앞에서 주눅 들어 尹 체포 못했다"

입력
2025.01.07 15:00
공수처 수사권 경찰 이첩 요구엔 반대 입장
"공수처 문 닫으란 말…경찰도 견제 받아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1차 집행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공수처가 윤 대통령 앞에서 주눅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수처의 수사권을 경찰로 넘겨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서 "(공수처가) 관저 앞까진 갔는데 거기야말로 진짜 요새 중 요새가 아니냐"며 "대통령이 그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수처를 지원했던 경찰 병력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주눅 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검사들은) 사법고시 나와 가지고 다 '먹물'이란 표현을 우리가 자주 한다. 백면서생이란 말도 하지 않나"라며 "그런 상황서 (공수처) 3명이 들어가서 아무리 깡다구가 있어도 그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거기서부터 문제였다. 거기서 막혔다고 하면 공수처 검사 3명이 내려와 농성을 해야 했다"며 "거기 주저앉아 있었으면 국민들이 뒷받침하는 것인데 5시간 만에 1차, 2차 저지선을 쉽게 내줬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봤다.

다만 박 의원은 공수처 수사권을 경찰로 넘기라는 요구에 대해선 "그럼 공수처 문 닫아야 한다. 검찰과 경찰도 견제와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각체제서 나온 역사적 산물에 대한 중요성이 있다. 공수처가 아무리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기관이고 의지와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그(견제 기관으로서의) 점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을 넘긴 상태에서 '나도 못하겠으니 너희가 가져가라'고 하는 것은 이 나라의 사정 체계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선 "탄핵을 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조건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것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런 뜻이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고, 그래야 국민적 명분이 선다"고 밝혔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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