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코 그대로...5만 년 전 '아기 매머드' 시베리아서 발견

입력
2024.12.24 14:30
야쿠티야 러시아 북동연방대 발표
겨울철 영하 50도 기록 낮은 기온에
길다란 코 등 신체 부위 온전히 보존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5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매머드 사체가 발견됐다. 평균 기온이 낮은 시베리아 기후 특성 덕분에 매머드 사체는 기다란 코를 비롯해 신체 주요 부위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23일(현지시간)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자치 공화국 야쿠티야(사하 공화국)에 있는 러시아 북동연방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약 한 살짜리 암컷 새끼 매머드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체 크기는 신장 1.2m, 길이 2m, 체중 180㎏으로 측정됐다. 대학은 매머드의 정확한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새끼 매머드에게는 '야나'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체가 발견된 곳 근처의 강 이름이다.

현재 북동연방대에 전시 중인 야나 사체는 지난 6월 야쿠티야 북부 베르호얀스키 지역의 바타가이 마을 인근 분화구에서 발견됐다. 원래 얼음 속에 있었는데, 여름철이 되어 동토층이 녹으면서 우연히 주민들 눈에 띄어 존재가 드러났다. 야쿠티야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거주하는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진다.

야나의 사체는 오랜 시간 낮은 기온 속에 보존된 만큼 상태가 대체로 양호했다. 북동연방대 매머드 박물관 책임자인 막심 체프라소프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견된 매머드 사체 중 최고"라며 "모든 장기가 보존돼 있고 특히 머리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코, 입, 귀, 눈구멍도 보존됐다. 포식자에 먹히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빙하기 때부터 살았던 매머드의 사체 발견은 이번이 7번째다. 앞서 러시아에서 5개, 캐나다에서 1개 사체가 발견됐다. 멸종 원인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나 인류의 과도한 사냥 등 여러 학설이 제시된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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