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농구 교류의 장 된 WKBL 올스타전... 풍성한 볼거리로 팬들과 즐거운 하모니

입력
2024.1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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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최초 한·일 올스타 맞대결
일일 상품판매원·산타분장·댄스타임 등 팬서비스
팬 투표 1위 김단비는 소속팀 감독과 '티격태격'
본 경기에선 한국이 90-67로 승리
진안은 한국 MVP·베스트퍼포먼스상 2관왕

한국과 일본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올스타전에서 팬들과 즐거운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양국 선수들은 22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WKBL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풍성한 볼거리로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기획단계부터 팬들의 관심이 쏟아진 매치였다. WKBL 올스타전 메인 경기가 한∙일전으로 치러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 선수 면면도 화려했다. 한국 올스타팀은 팬투표 1위 김단비(우리은행)를 필두로 신지현(신한은행) 박혜진(BNK썸) 등 16명으로 구성됐고, 2라운드 종료일 기준 1위팀인 BNK의 박정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2∙3위 팀 사령탑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코치진으로 합류했다.

블라디미르 부크사노비치 덴소 감독이 이끈 일본 올스타팀에는 과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에서 뛰었던 마치다 루이(후지쓰)를 비롯해 야카호 히마와리(덴소) 미야자키 사오리(에네오스) 등 일본 올림픽∙아시안게임 대표팀 출신들이 대거 출전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부터 2인 1조로 팀을 구성해 체육관 곳곳에 자리를 잡고 팬들을 즐겁게 했다. 김단비와 진안(하나은행)은 상품숍에서 일일 판매원으로 나섰고, 신지현과 이명관(우리은행)은 산타 분장을 하고 관중을 맞았다.

양팀 선수들은 본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승패에 연연하기보단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선수 전원이 댄스타임을 소화하며 코트에 입장했고, 치어리더∙마스코트들과 함께 안무를 소화한 후 직접 관중석으로 피자를 배달하며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1쿼터 종료 후 진행된 ‘새총 쏘기’ 이벤트에 출전한 김단비는 바구니에 공을 넣기보단 함께 출전한 위성우 감독을 향해 새총을 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3쿼터 중에는 양팀 코칭스태프가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 출전했다. 부크사노비치 일본 올스타 감독이 깔끔하게 외곽 슛을 성공시키자 박정은 감독도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응수했다. 위 감독은 드리블을 하는 김단비의 공에 발이 걸리자 또 한 번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치러진 다양한 맞대결에선 한국 올스타가 모두 승리했다. 한국은 본 경기에서 강이슬(KB스타즈·17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과 진안(14점 10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90-67로 이겼고, 팀 대결로 펼쳐진 3점슛 콘테스트와 스킬챌린지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퍼포먼스상을 모두 거머쥔 진안은 "퍼포먼스상은 (가발을 쓰고 치어리더와 춤을 추는 등 수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MVP 수상은 (다득점 선수가 받는 줄 알았는데) 놀랐다"고 기분 좋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본 올스타와) 교류가 즐겁다"며 "다음에는 한국 올스타가 일본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 MVP로 선정된 오카모토 미유(도요타)는 "한국 선수들의 3점슛 능력이 뛰어나 재밌는 경기가 됐다"며 "한일 교류가 많아지는 게 좋다. 다음에는 일본에서도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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