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10만 호 줄어들 전망이다. 11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으로 수도권에서는 전세난이 예상된다.
22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를 시작하는 신축 아파트는 26만3,330호다. 올해(36만4,058호)보다 28% 감소한 수준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평균치(35만 호)와 비교해도 9만 호 가까이 적다. 최근 수년간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고 공사비가 치솟아 주택 공급이 부족했던 결과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인천 입주 물량이 14만6,681호에서 9만3,043호(63%)로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경기에서만 4만6,536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입주 물량(3만2,339호)이 올해보다 4,462호(16%) 증가하지만 경기에서 발생할 공급 충격을 완화하기엔 역부족이다.
비수도권 역시 주택 공급난 후폭풍이 뚜렷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주요 시·도 14곳 가운데 12곳에서 입주 물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대구(-1만2,916호) 경북(-1만845호) 충남(-8,898호)이 감소폭이 크다. 대구와 경북은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어 착공 물량과 입주 물량이 동시에 감소하는 상황이다. 울산과 제주는 입주 물량이 소폭 늘지만 증가량이 대단지 아파트 하나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가을 이사철에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월평균 입주 물량은 2만2,000호 정도지만 상반기(2만6,000호)보다 하반기(1만8,000호)가 적다. 특히 9월(1만1,425호)과 10월(1만5,790호)은 연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그나마 11, 12월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2만 호 중반까지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수요 측면에서도 전셋값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내년도 주택시장전망에서 전월세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 임대료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30세에 접어드는 인구가 2018~2021년 연평균 67만3,000명에서 지난해 75만 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도 서민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비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비아파트 공급까지 줄어 수도권에서는 전월셋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진다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월세통합가격지수는 2022년 11월(101.26)부터 지난해 6월(100.72)까지 낮아졌다가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에는 102.1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