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시바에게 'PEACE' 적은 사진집 선물한 의미는?

입력
2024.12.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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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베 아키에 통해 사진집 보내
"우크라·가자 전쟁 종식 결의 보인 것"
일본, 이시바·트럼프 회담 조정에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PEACE(평화)'라고 적은 자신의 사진집을 선물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두 개의 전쟁(우크라이나·가자지구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종전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통해 이시바 총리에게 친필 서명을 한 사진집을 보냈다. 친필 서명 옆에 PEACE라는 글자도 적었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당선자는 '(우크라이나와 가자) 두 전쟁을 즉시 끝내겠다'고 주장해 왔다"며 "(PEACE 문구는) 평화를 실현하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을 일으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향해 "대통령 취임(내년 1월 20일) 전까지 모든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물을 통해 이시바 총리와의 조기 회담 성사 의사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5, 16일 미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 자택에서 각각 아키에 여사와 손정의(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난 뒤 "그들(일본 정부)이 원하면 (이시바 총리와) 만나겠다"고 밝혔고, 이시바 총리에게 취임 전인 내년 1월 중순쯤 만나자는 일정도 제시했다.

아키에 여사가 이시바 총리보다 먼저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지난 15일 트럼프 당선자, 아키에 여사와 만난 사진을 엑스(X)에 올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아베 전 총리는 취임 전부터 미국을 찾아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이어왔고, 이를 계기로 두 정상은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일본 정부도 트럼프 당선자와의 회담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는 애초 내년 1월 21일쯤 정기국회를 소집하려고 했지만 24일로 조정 중"이라며 "미국 측과의 일정 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