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과 첨단 항공 엔진의 핵심 소재·부품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 미래 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미국 정권 교체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제7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국가첨단전략기술 2종을 신규 지정했다.
로봇 분야에선 초속 3.3m 이상으로 이동하고 전신 조작 구현을 통해 20㎏ 이상 중량물을 운반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구동기 및 프레임 설계·제조·공정 기술이 지정됐다. 아직 국내에 이런 로봇은 없고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유니트리 등 글로벌 로봇 회사의 제품 중 일부가 이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분야에서는 유·무인기용 1만5,000lbf(엔진 출력 단위)급 이상 첨단 항공 엔진의 핵심 소재·부품 기술이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국가첨단전략기술은 행정예고 등을 거쳐 내년 1월 고시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25조5,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계획보다 7조1,000억 원, 39% 늘어난 규모다.
아울러 경기 용인·평택 반도체 특화단지를 비롯한 12개 첨단산업특화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을 적기 구축하고, 단지별 강점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도 지원한다. 특히 지난 6월 지정된 5개 바이오특화단지에는 공공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확충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2040년 바이오특화단지에는 37조5,000억 원의 민간 투자가 예정돼 있다.
한 권한대행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산업의 체질 개선 노력과 함께 대외 불확실성을 기회로 삼기 위한 만반의 대비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 첨단전략산업 지원만큼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