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인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전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금원을 받은 날짜, 금액, 방법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또 "검사가 의심하는 대로 피의자가 정치권에 해당 금원을 그대로 전달하였다면 피의자의 죄질을 달리 볼 여지가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2018년 경북 영천시장 선거와 관련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한 후보 등 지역 정치인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전씨가 공천 헌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보고, 17일 그를 체포하고 서울 서초구 소재의 자택과 강남구 법당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조사 당시 전씨는 돈을 건넨 사람이 낙선해서 다시 돌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영화배우 배용준씨가 투자했다고 알려진 가상자산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전씨와 관련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그가 정치자금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하려 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출석해 '정치자금을 왜 받았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무슨 관계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 시간가량의 심사를 받고 퇴청할 때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해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입장이 있나' '대통령 부부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인가' 등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