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경 열린다' 뜬소문에 희망고문
입력
2024.12.19 18:30
기자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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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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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계엄' 때문에 궤멸 위기 처했는데...도로 '친윤·중진의힘?'
국민의힘이 20일 한동훈 대표 사퇴 이후 당을 수습할 지도부 구성을 두고 ‘투톱 체제’로 방향을 잡았다. 앞서 당 내부에서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도맡는 ‘친윤 원톱 체제’가 거론됐지만, ‘변화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반대 목소리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권영세 의원은 범친윤, 나경원 의원은 중진이다. '친윤의 힘, 중진의 힘이냐’는 자조가 나오는 대목이다. 차기 비대위원장은 ①친한동훈계·소장파를 포용하고 ②불법적 계엄 사태를 두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국민의힘 재선·3선·4선 이상 의원들은 이날 ‘선수별’ 모임을 갖고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하는 ‘투톱 체제’로 가닥을 잡았다. 재선 모임 간사인 엄태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원 마이크보다 투 마이크가 낫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김석기 의원도 3선 의원 모임을 마치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할 경우 업무에 과부화가 걸린다”며 투톱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앞서 친윤계 일각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당이 원팀이 되기 위해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쏙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와 불법적 비상계엄 사태에 책임이 있는 친윤이 당 간판으로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당내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리더십은 있지만, 비대위원장까지 겸임하면 국민에게 '퇴행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비대위원장 후보는 권영세(5선) 의원, 나경원(5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권 의원은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나 의원은 비윤·비한계로 꼽히지만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강경하게 주장했다. “5, 6선 중진 의원들이 계엄 정국 당시 어떤 역할을 했냐. 당의 어른으로서 보여준 행동들이 없다”(김준호 전 대변인)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김재섭(초선) 의원이나 참신한 외부 인사를 수혈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기 비대위원장은 찢어지고 갈라진 당을 통합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친한계인 김상욱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보수정당은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포용적인 사회 건설을 추구해야 한다"며 “가장 자유롭게 민주적 토의와 개방적 절차가 이루어져야 할 당내에서 요즘 (배신자) 색출이라는 단어가 너무 자주 등장한다”고 꼬집었다. 계파색이 옅은 김대식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 보이지 않은 갈등이 있었는데 통합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불법 계엄 사태를 두고 ‘분명한 사과’를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보수 정당이 소멸할 위기까지 처했다”며 “국민들이 안 받아줄 수 있지만, 국회의원 전체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영남지역 한 재선 의원도 “윤 대통령 탄핵 사태에 집권여당으로서 공동책임을 지고 국민께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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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임시 예산안 부결…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
미국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새롭게 마련한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이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두고 하원에서 부결됐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 취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공화당 주도로 하원에 상정된 새 임시 예산안이 찬성 174표, 반대 235표로 부결됐다. 공화당 의원 38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이탈했고, 민주당은 2명을 제외한 197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20일 전까지 새 임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지출 가능한 예산이 없는 정부는 21일 0시부터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 공화당이 마련한 새 임시 예산안은 △현재 수준의 연방정부 지출 연장 △1,000억 달러(약 145조 원) 규모의 재난 지원 예산 △농민 보조금 100억 달러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민주당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당초 양당은 17일 기존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으나, 트럼프 당선자가 18일 '부채 한도 폐지'가 새 예산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존슨 의장이 급히 '2년간 부채 한도 적용을 폐지한다'는 조항을 넣은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공화당의 새 예산안에 대해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오늘밤 이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며 가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도 부채 한도 상향에 반대하면서 결국 새 예산안은 부결됐다. 공화당 강경파인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은 "실질적 정부 지출 삭감 없이 부채 한도를 높이거나 부채를 늘리는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자는 "공화당 내 방해자들은 사라져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가 20일 전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미국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직면하게 된다.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국방과 치안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공무원은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취임을 한 달여 앞둔 트럼프 당선자도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에서는 2014년, 2018년, 2019년 세 차례 셧다운이 발생했다. 특히 트럼프 1기 당시인 2018년에는 최장 35일간의 셧다운을 기록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자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만약 셧다운이 발생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에서가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여야 한다"며 "이것은 바이든이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만약 공화당이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기의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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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파격...메모리 반도체 위기 속에서도 '성과급 200%+격려금 200만원'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올해 하반기 기본급 200%의 성과급을 받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역대 최대 지급률로 기술 경쟁력 회복과 사기 진작 차원에서 파격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의 범용 D램 가격 하락세로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4분기(10~12월), 내년 실적 전망을 낮추는 상황과 온도차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일 사내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하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을 공지했다. TAI는 삼성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반기(半期)마다 실적을 바탕으로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합쳐 월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률을 정한다. 메모리 사업부와 달리 고전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시스템LSI(반도체 설계) 사업부의 성과급 지급률은 25%에 머물렀다. 반도체연구소, 인공지능(AI) 센터 등은 37.5%를 받는다. 회사는 성과급과는 별개로,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을 맞아 DS 전 사업부 직원에 200만 원의 위기극복 격려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기본급의 75%를 받을 것으로 공지됐다. TV 신제품과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인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는 각각 25%, 37.5%로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DS부문은 '반도체 한파'로 기대보다 낮은 성과급을 받아왔다. 2022년 하반기부터 업황 둔화로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2023년 하반기에는 메모리 사업부만 12.5%를 받았고 나머지 사업부는 아예 받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DS부문 지급률은 기본급의 37.5~75%로 책정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최근 1년 사이 조합원이 두 배 이상 증가한 3만6,000여 명에 달했다. 임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급 지급률을 책정했지만 반도체 위기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파격 조치가 섣부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조2,888억 원으로 한 달 전(9조7,078억 원), 석 달 전(13조5,182억 원)보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그나마 실적을 이끈 범용 D램 가격이 중국 메모리 업체의 물량 공세로 하락 중이고 경기 불확실성마저 높아져 수요까지 부진한 탓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8개 증권사들은 한두 달 전 낸 이전 보고서보다 전망치를 최대 10조 원 이상 대폭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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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끝나도 분쟁 이어질 텐데"… 종전 협상 흐름에 속내 복잡한 유럽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둘러싼 '종전 분위기 형성'을 지켜보는 유럽 속내는 복잡하다. 섣부른 종전이 향후 러시아의 더 큰 침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종전 드라이브를 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유럽 당국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지휘부는 트럼프 당선자 주도의 종전 협상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담당 고위대표는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지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나중에 (러시아의 유럽 침공에 따른) 전쟁을 견뎌내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러시아는 평화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럽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유럽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전시 체제로 돌입한 러시아가 유럽 침공 야욕을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럽 국가의 군 고위관계자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러시아는 향후 5~8년 안에 나토 회원국 영토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도 지난 16일 "향후 10년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 도움 없이는 분열된 유럽이 현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EU 회원국 27개국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300억 유로(약 45조 원) 규모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방침을 밝혔으나 결국 분열상을 드러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자, 친(親)러시아 성향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협상할 때"라고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헝가리는 연말까지 EU 순회의장국이다. 게다가 EU 지휘부도 이미 내부적으로는 '종전 대책'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종전 후 유럽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 당선자 주도의 휴전 협상을 피할 수 없음을 EU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가 제시한 유럽군 주둔 방안 역시 EU 내 찬반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의 눈은 트럼프 당선자로 향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EU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당선자)은 '스트롱맨'"이라며 "정말로 그가 우리 편에 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유지하거나, 나토 가입을 승인해달라는 요구였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당선자에게 종전 대화 참여 의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