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연체율 증가폭도 역대 최대다. 설상가상 내수 한파에 소비자 지갑도 얼어붙으면서 도소매업종 매출액이 크게 줄어드는 등 개인사업자들 형편은 안팎으로 쪼그라든 양상이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일자리행정통계 개인사업자 부채(잠정)'를 살펴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평균대출액은 1억7,897만 원으로 1년 전 대비 0.3%(49만 원) 감소했다.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0.3%포인트 오른 0.66%로, 오름폭과 연체율 모두 2017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1월부터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연평균 3.5%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다. 이자 부담에 부채를 줄이려는 사람은 늘고,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줄었다. 평균대출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단기간 내 이자 부담이 커지다 보니 연체율은 상승했다.
연령별론 29세 이하 연체율이 1위였는데, 0.41%포인트 증가해 1%에 달했다. 이후 40대(0.71%), 50대(0.68%) 순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올랐다. 산업별로는 건설업(1.38%), 농림어업(1%), 사업지원·임대업(0.9%)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역시 모든 산업에서 상승했다.
용도별론 사업자대출은 1.9% 늘었지만 전년 오름폭(6.4%)에 비하면 둔화했고, 가계대출은 전년(4%)에 이어 2.8%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업자대출은 고금리와 경기 부진 영향이 컸고, 가계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정부 규제가 강화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내수 위축에 매출액 추이에서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이날 함께 공개한 '2023년 서비스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서비스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 매출액은 1,719조 원으로 전년 대비 1.2%(21조 원) 줄어, 전체 매출 상승폭을 둔화시키는 데 영향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