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현재 2%인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40년대에는 1%선마저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감소가 우리 경제 동력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19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내놨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다. 한은은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은 기존과 비슷한 2%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현재 경제·사회 구조대로라면 장기적 하락세를 피할 수는 없다고 봤다. 2030년대 1% 초중반에서 2040년 후반(2045~2049년)에는 약 0.6%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앞서 11일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한국 잠재성장률이 2%보다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틀림없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한은은 성장률을 높일 여지가 분명히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0.6%까지 내려가는 전망치는 우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나온 것"이라며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해내면 성장률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경제가 과거 5% 내외였던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나, 1%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크게 세 가지 구조개혁 시나리오에 따른 성장률 개선 효과도 추산했다. 우선 ①생산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총요소생산성이 향상되면 0.7%포인트까지도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거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는 등의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②출산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회복한 경우도 잠재성장률 0.1~0.2%포인트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고서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양육 부담을 줄이는 서비스 확충 등의 정책을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③여성 및 고령층의 생산성 개선 등 노동시장의 질적 개선을 통해서도 0.1%포인트 상승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