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사회복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업들이 비영리단체에 후원하는 활동들이 늘어났고, 아예 복지재단을 설립해 직접 복지사업을 운영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이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 활동이 수익 창출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기업 사회공헌 성공 방식은 단순치 않다. 유한한 후원금으로 저소득층을 후원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사회공헌활동이 업종과 너무 가깝거나 멀어도 효과가 반감된다. 가시적인 성과도 없다. 17년간 국내 굴지의 정유회사인 에쓰오일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해온 28년 차 베테랑 사회복지사 신영철씨가 쓴 ‘나는 기업 사회복지사다’는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알려준다. 에쓰오일은 지난 9월 사회공헌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책에는 구체적인 사례가 담겨 있다. 2007년 충남 태안원유유출사고 당시 정유사가 두루미 등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보호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지, 회사가 있는 지역 사회와의 상생 활동은 무엇인지, 회사 임직원의 참여를 높이는 봉사활동은 무엇인지,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는 사회공헌은 무엇인지 등이다.
책 곳곳에서 사회복지사의 애환도 묻어난다. 저자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일할 당시 “직원들은 환아들이 있기에 후원금으로 월급받고 일하는 거 아니냐”는 한 차가운 후원자의 말에 사회복지사로서의 자긍심은 산산이 무너졌다고 고백한다. 낮은 처우와 사회적 편견에 맞선 저자의 “사회복지사가 알아야 할 것은 사회공헌이 아니라 사회복지 현장이다”라는 외침이 큰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