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나리타 구간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공 노선 3위로 기록됐다. 도쿄는 그만큼 한국인에게 친숙한 여행지다. 그러나 주말이면 캡슐호텔이 2만 엔(약 18만 원)을 웃돈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도쿄에서 북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의 이바라키현은 이 틈새를 노린다.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컴온!(Come On!) 이바라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내년 3월 말까지 현 내에 숙박하면 1박당 최대 5,000엔(약 4만6,000원)을 할인해 준다. 주요 대상은 골프 여행객이다. 대부분 완만한 평지인 이바라키현엔 골프 클럽이 100개가 넘는다. 한국에 비하면 이용료도 저렴해 평일 기준 5,000엔 수준이다. 일본 메이저 대회인 프로골프 매치플레이를 개최한 '미토 골프클럽'은 중식 포함 5만 원대에 즐길 수 있다.
'가이라쿠엔'은 이바라키의 대표 관광지다. 가나자와의 겐로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힌다. 2월이면 100여 종 3,000여 그루에서 풍기는 매화향이 넓은 공원을 가득 채운다. 내년 2월 11일부터 3월 20일까지 미토매화축제가 예정돼 있다.
공원 뒤편에는 삼나무와 대나무가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햇살 가득한 '매화존'과 달리 죽림이 하늘을 가려 한낮에도 어두컴컴하다. 매화의 양(陽)과 죽림의 음(陰)이 조화를 이룬 정원이다.
이바라키현엔 대도시가 없다. 현청인 미토시 인구가 27만 명에 불과하다. 약 280만 인구가 서울시 10배 면적에 골고루 분산돼 혼잡하지 않다. 요즘 유행하는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일본 낫토의 70%를 생산하고, 매실주가 특산물인 전원 지역이다.
미토시에서 30분만 가면 오아라이마치 해안이다. 12월에도 영상 10도를 웃도는 기온에 가벼운 차림의 주민들이 반려견과 산책하거나 바닷가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동향 바다에 세워진 '가미이소노 도리이'가 눈길을 잡는다. 도리이는 한국 사찰의 일주문처럼 일본신사 입구에 세우는 문으로, 매년 1월 1일이면 현지인과 사진 애호가가 몰리는 일출 명소다. 태평양 바다를 배경으로 신성한 문으로 떠오르는 태양이 조화를 이룬다.
한국인에게 아직은 낯선 이바라키현이 한결 가까워졌다. 에어로케이 항공사가 12월부터 청주국제공항과 이바라키공항을 연결하는 항공편을 주 3회(화·목·토요일) 운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