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을 내려놓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분간 혼자 시간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친한동훈(친한)계 의원 10여 명과 만찬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한 전 대표가 혼자 시간을 좀 갖겠다고 말했다"며 "지금까지 달려온 만큼 연말까지는 공적인 모임을 갖기보단 사람을 만나도 조용히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한계 인사는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찬은 한 전 대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선출직 최고위원 총사퇴로 당 지도부가 붕괴하면서 한 전 대표가 사실상 당에서 쫓겨난 상황이지만, 참석자들은 애써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기 대선 시 출마 여부 등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선 모두 말을 아꼈다. 한 참석자는 "(조기 대선 관련)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면서도 "본인이 나오겠다는 표현을 하는 것보단 시대와 국민이 불러주는 게 제일 아름답지 않겠나"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강압적인 힘에 의해 쫓겨난 대표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우리 당에 대해 애정을 가진다면 한 전 대표를 다시 부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조경태 정성국 박정훈 배현진 김예지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초 한 전 대표가 사퇴하기 전 잡은 약속으로, 일정이 가능한 의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한계였던 장동혁·진종오 전 최고위원은 만찬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동훈 지도부' 붕괴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두 사람은 한 전 대표의 사퇴 기자회견장과 배웅 길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