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늘던 육아휴직자 규모 지난해 처음 꺾였다…이유는?

입력
2024.12.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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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3년 육아휴직통계'
출생아 줄며 육휴 대상자도 적어져
인식 개선에 사용률은 지속 상승세

꾸준히 늘어왔던 연간 육아휴직자 규모가 지난해 처음 줄었다.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으로 사용률은 개선되는 분위기지만, 출생아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다. 여전히 육아휴직 비율은 여성과 대기업에서 높게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의 '2023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19만5,986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6,107명) 감소했다. 육아휴직자 수는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지속적으로 늘어왔는데, 전년보다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아기 울음소리가 작아지면서 육아휴직 사용 대상 자체가 줄어든 게 원인으로 꼽힌다. 육아휴직은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부모가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8세 이하 주민등록인구는 전년보다 6.5% 감소했고, 전체 출생아 수도 7.7% 하락했다.

앞선 육아휴직자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 2022년 자녀 생후 12개월 내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쓰면 첫 3개월 각각 육휴급여를 최대 월 300만 원씩 주는 '3+3 부모육아휴직제'가 도입된 덕이다. 정부는 올해부턴 기간, 금액을 늘린 '6+6 부모육아휴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3+3 부모육아휴직제' 시행으로 2022년 육아휴직자가 15.4% 뛰었던 만큼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역대 두 번째 규모"라며 "올해 수치엔 바뀐 확대 개편한 제도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출생아 부모 육아휴직 사용률은 32.9%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올랐고, 출생아 100명당 그 부모 중 육아휴직자 또한 37.9명으로 같은 기간 2.5명 증가했다. 두 수치 모두 통계 작성 이후 매년 늘어왔다.

그러나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성(73.2%)이 남성(7.4%)보다 현저히 높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여성 경력단절 문제 해결 차원에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2030년 70%까지 높이겠다고 한 바 있다.

아울러 대기업 소속이 전체 육아휴직자의 60%가 넘고, 300명 이상 기업체 육아휴직 사용률이 전년비 1.2%포인트 오른 37.4%로 1위였다. 다만 '20~299명(2.4%포인트)' '5~49명(3.3%포인트)' '4명 이하(1.7%포인트)' 등 기업체에서도 육아휴직 사용률이 느는 모습이 나타났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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