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2·3 불법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여당이 우선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성표를 던진 일부 의원들에 대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이 강하게 비난하는 데 대해서도 "국민이 단호히 심판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조 의원은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은 국민들께 석고대죄부터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분위기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국민의힘의 자세에 대해서 상당히 분노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오지 않을까"라고 진단했다.
조 의원은 계엄 당일부터 이날까지 어떤 생각으로 지냈는지에 대한 질문에 "2024년 대한민국에 서 대통령이라는 분이 비상계엄을 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가 않았다"며 "그런 분이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착잡하고 복잡한 심경으로 지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보수세력들은 '군주를 배신하면 되느냐'고 저한테 항의전화도 많이 했다"면서도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군주는 바로 국민이다.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라 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친윤 세력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친윤계는 비상계엄 해제 당시 한 분도 국회에 참석을 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계엄을 혹시나 동조하는 그런 정치 세력 등이 있다면 그분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과연 생각하고 있는 분들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뜬금없고 얼토당토않은 계엄을 통해서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세력들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이 단호히 심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총장에 나가서 분위기를 살펴보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비난하고 큰소리를 친다"며 "탄핵에 찬성을 안 한 분들이 탄핵에 찬성했던 분을 징계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런 분들이 저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친윤계가) 내년 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도 이런 식으로 행동했을까"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에 대해서는 "자진사퇴라기보다는 '쫓겨났다'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을 엄히 벌할 생각은 안 하고 계엄을 해제시키는 데 앞장섰던 한 전 대표를 몰아낸다면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며 "지금 우리 당에서 행하고 있는 모습들은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들께서 다시 국민의힘에 애정을 가진다면 (당이) 한 전 대표를 다시 부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힘부터 완전히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