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어린이집 가요?" 초등 1학년 울게 만든 만 나이...정착 도운 공무원 아빠 상 탔다

입력
2024.12.17 06:00
25면
중소기업 옴부즈만, 규제혁신대상 시상식 개최
근정포장 1명, 대통령 표창 2명 등...79인 영예


초등 1학년 막내가 다시 어린이집 가야 하느냐고 울먹이던 모습에서 만 나이 정책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2023년 '만 나이 시행'을 전후로 관련 규제 혁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구본규 법제처 부이사관이 근정포장의 영예를 안았다. 만 나이 시행으로 빚어질 사회적 혼란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령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변화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6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IBK기업은행과 함께 '2024 대한민국 중소기업 규제혁신 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구 부이사관과 더불어 올해 규제 혁신을 위해 애쓴 공무원, 기업인, 소상공인 등 79인이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초등 1학년도 혼란 겪던 만 나이... 공무원으로서 할 일"



구 부이사관은 법제혁신총괄팀장으로 일하면서 '만 나이' 정착에 이바지했다. 우선 '연 나이1'를 만 나이로 통일할 수 있는 법령을 전수 조사하는 연구 용역을 통해 기존 연 나이 적용 대상이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등에서의 보호 대상을 '만 19세 미만'으로 개정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9세 미만임에도 보호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을 포함시켰다.

만 나이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등 사업자 부담을 파악, 제도 개선도 이끌었다. 당초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된 술·담배 등을 살 때 이들이 위·변조 또는 도용한 신분증을 쓰거나 무전취식 한 뒤 청소년임을 밝히며 사업주를 되레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면 이에 대응할 규정이 없어 사업주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관련 법에 나이 확인 요청에 협조한다는 의무 규정과 적절히 응하지 않으면 구매를 제한한다는 근거를 뚜렷하게 했다. 또 사업주를 속이거나 폭행·협박해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 사업자에 대한 면책 규정을 뒀다.

슬하에 네 명의 자식을 뒀다는 구 부이사관은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막내가 만 나이 적용 소식을 듣더니 다시 어린이집에 가야 하냐라며 울었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 만 나이 통일에 많은 국민들이 각기 다양한 혼란을 느끼고 있음을 (정책 준비 과정에서) 체감했다"며 "법제처 담당 공무원으로서 법령 정비, 개선 등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아 어안이 벙벙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 환원 당연" 기부천사 대표도 수상


참!좋은중소기업상에는 박성진 에스제이탱커 대표가 대표 수상자로 나섰다. 그는 2004년 차상위계층을 돕기 시작, 지난해에는 10억 원 이상 기부를 약정한 초고액 기부클럽인 '프리스티지 아너' 1호 가입자가 됐다. 올해부터는 부산국제영화제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직원들에게까지 미쳤는데 2016년부터 100여 명 정도의 직원들이 해마다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연탄은행에 기부하고 있다. 여기에 박 대표가 직원들의 기부금만큼을 한 번 더하고 회사가 또 더해 매년 400~500만 원 정도의 기부금을 전달 중이다.

사회복지법인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박 대표는 "기업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소외받는 이웃의 아픔에 도움이 되도록 경제적 지원과 봉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상을 주셔서 놀라웠다"며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격려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음식점 반려동물 동반출입 시범사업 등 식의약 규제 혁신 시리즈를 이끈 이강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서기관과 가업 승계 지원 제도 개선에 기여한 박화선 중소기업중앙회 실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1 연 나이
법령상 일정한 경우 실제 생일 경과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을 모두 같은 만 나이로 보는 규정 방식
오지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