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크리스마스 기원을 두고도 여러 설이 있지만 기원전 고대 로마의 동지(冬至) 페스티벌과 겨울 휴가 ‘사투르날리아(Saturnalia)’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기독교가 정착한 4세기 무렵부터 교회는 비기독교적 전통과 문화를 억압했고 그 과정에서 사투르날리아는 성탄 축제로 대체됐다. 3세기 튀르키예 성 니콜라우스의 생애에서 비롯된 친절과 관대함의 미덕이 크리스마스 정신 속에 스몄고 유럽 여러 문화권의 연말 전통-선물 교환, 독일 문화권의 대림절 달력과 리스(wreath) 장식 등-이 섞이면서 크리스마스의 형식을 풍성하게 했다. 17세기 네덜란드 이민자들은 산타의 전설을, 18세기 독일인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미국에 전수했다. 작가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는 1823년 시 ‘산타클로스의 방문’에서 산타클로스에게 하늘을 나는 썰매를 ‘선물’했다.
1840년대 뉴욕 등 미국 대도시 마케터들이 연말 광고에 산타를 이용했고, 1862년 메이시스(Macy’s) 백화점 로비에 ‘실물’ 산타가 처음 등장했다. 크리스마스 시장은 20세기 들어 음악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본격 가세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1924년 역시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시즌 축제’로 확장됐다. “베푸는 자에게 복이 있으라”던 신의 뜻은 '내가 원하는 무엇(All I want for Christmas~)'의 노래로 바뀌었다. 대공황 등 일부 예외적인 해를 제외하면 미국인(어쩌면 세계인)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물 구입비 등으로 쓰는 돈은 빠짐없이 증가해왔다.
저 상업화에 대한 비판-조롱의 알레고리 같기도 한 페스티버스의 전복적 상상력은 여러 책과 미디어, 이벤트 등에 경쟁적으로 소개되며 지지층을 넓혀왔다. 2022년 드라마 ‘사인벨드’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은 ‘#MakeFestivusOfficial’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페스티버스를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청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