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이 지노 티띠꾼(태국)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골프 혼성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명 '톰과 제리'로 출전한 김주형과 티띠꾼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공동주관 2인 1조 남녀 혼성 대회 그랜트 쏜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4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기록한 둘은 제이크 냅(미국)과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에게 1타 뒤진 2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김주형은 올해 정규시즌이 끝난 뒤 참가한 두 차례 이벤트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거뒀다. 지난주엔 타이거 우즈 주최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주형과 티띠꾼은 56만 달러의 상금을 받아 28만 달러씩 나눠 가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동문인 냅과 타와타나낏의 상금은 100만 달러로, 각각 50만 달러씩 가져갔다.
3라운드 54홀로 치러진 이 대회는 1라운드 스크램블, 2라운드 포섬, 3라운드 변형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둘은 내내 선두권을 달렸지만 김주형이 17번 홀(파5)에서 만들어낸 4ｍ 이글 퍼트를 넣지 못해 공동 선두에 오를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웠다.
지난달 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우승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잡았던 티띠꾼은 이날도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2.4ｍ 버디 퍼트를 잡아 악사이 바티아와 제니퍼 컵초(이상 미국)를 3위로 밀어냈다.
주니어 시절부터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둘은 결과에 만족했다. 김주형은 "매우 좋은 경기였다. 티띠꾼과 함께 매우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특히 티띠꾼이 전날에 너무 멋진 벙커샷을 성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티띠꾼을 두고 "'지노 셰플러', '지노 우즈'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지노 우즈'라고 부르기로 했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티띠꾼은 "바람이 많이 불고 코스도 쉽지 않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형을 향해선 "서로 오래 알고 지냈지만 진지하게 함께 골프를 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내년에도 함께 뛰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티띠꾼은 "내가 '내년 이 대회에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자, 김주형은 곧바로 '안 된다'고 답했다"며 웃었다. 이에 김주형은 "티띠꾼 외에 다른 선수는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앞으로도 티띠꾼과 함께 이 대회에 나가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