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호 한일홀딩스 회장, 시세조종 1심 무죄... '주식 소유 보고 위반'은 벌금형

입력
2024.12.11 16:53
"임직원과 시세조종 공모 입증 안 돼"
주식 보고의무 위반은 벌금 1억

회사 합병 과정에서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는 허기호(58) 한일홀딩스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법원은 주식 소유 내역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선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 장성훈)는 11일 허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임직원과 시세조종을 공모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시세조종으로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업무상 의무 위배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허 회장의 주식 보고의무 위반 혐의는 유죄로 보고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독 범행으로 기소된 주식 소유 상황 보고 의무 위반 등에 대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 부분에 대한 보강 증거도 있다"고 판시했다.

허 회장은 2020년 자회사인 한일시멘트가 한일현대시멘트 모회사인 HLK홀딩스를 흡수합병할 때 시세 조종을 한 혐의로 2021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물출자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며 회사에 약 306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허 회장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시세 조종을 실행한 임직원들은 앞서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출범 1년 만에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첫 강제수사에 착수한 사건이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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