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뽁뽁이' 안 넣고도 날계란 택배로 받는다? CJ대한통운, 신박한 포장법 개발

입력
2024.12.11 20:00
'상품고정형 패키지' 특허 출원
비닐 완충재 없어도 파손 위험↓
"택배 포장 패러다임 전환"
고객사 협의 거쳐 내년부터 적용


CJ대한통운이 택배 상자에 완충재를 넣지 않아도 상품 파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고정형 패키지'를 만들어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2023년 우리나라에서는 50억 건이 넘는 택배가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포장 폐기물도 증가한다. 보통 택배 포장은 규격화된 상자를 활용하기에 상품을 넣은 후 남는 공간에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비닐 에어캡이나 스티로폼 등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3단 구조의 골판지 패널에 무(無)접착 방식으로 상품을 고정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화장품, 생활용품 등 파손 위험이 높은 상품을 대상으로 3,000회 이상의 낙하 시험, 100회 이상의 실배송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확인했다. 완충재를 쓴 기존 포장 방식 대비 상품 파손 위험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11월 한국환경포장진흥원이 주최한 제14회 그린패키징 공모전에서 특선을 수상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완충재 사용을 원천적으로 없애 폐기물 발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사용 후 골판지 패널과 필름을 쉽게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지금도 전자기기 등 고가 제품은 상품을 고정해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포장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주로 골판지 패드에 접착된 필름을 이용해 상품을 고정하는 터라 골판지, 필름 등을 분리 배출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무접착 방식이라 이런 문제도 없다는 뜻이다. CJ대한통운은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상품고정형 패키지를 본격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정희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완충재가 필요 없는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택배 포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고객 만족을 실현시키는 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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