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10대 여성 묻지마 살인범 박대성... 검찰, 사이코패스 성향 사형 구형

입력
2024.12.10 21:40

일면식 없는 10대 여성을 쫓아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이른바 묻지마 살인범 박대성(30)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김용규) 심리로 10일 열린 박대성에 대한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대성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또 30년 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대성은 지난 9월 26일 0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18세 여성을 800m 가량 쫓아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이후 흉기를 소지한 채 신발을 신지 않고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주점과 노래방 등 2곳을 방문하는 등 2차례 살해 범행을 계획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과 지인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실감과 무력감을, 지역사회에는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와 불안감을 줬다”며 “사형제가 존치하는 이상 도움을 바라는 유족의 요청 등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 선고가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박대성이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다고 했다. 그가 범행 후 웃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담겨 있는데다 사망원인을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정황 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심리분석 결과 사이코패스 기질, 반사회적 성격이 나타나 재범 위험성이 높고 술을 마시면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통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며 “사회로부터 영원한 격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대성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살인예비 혐의는) 그런 목적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기억나질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대성도 “유가족에게 죄송하다. 제가 저질렀던 행동에 대해 책임지겠다”면서도 “살인 이후 행동에 대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박대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9일 오전 10시 10분에 열린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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