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 자택 앞에서는 커터칼이 발견됐고, 조정훈(서울 마포갑)·권영세(서울 용산)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는 근조화환이 놓이고 계란이 날아들기도 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안이 여당 의원들의 표결 거부로 폐기된 다음날인 8일 새벽 김 의원은 자택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함께 커터칼을 발견했다. 김 의원은 날이 밝은 뒤 관할 경찰서 정보관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고, 경찰은 김 의원 자택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김 의원의 지역 사무실 앞에서는 9일 시민 수백 명이 참석한 집회도 열렸다. 김 의원을 ‘내란 공범’이라 비판하는 근조화환도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김 의원 자택으로 서너 명이 찾아와 문을 두들기기도 했다”며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다시 확인한 뒤 경찰에 알릴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이 8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탄핵안 표결 불참 후 지역구 민심을 걱정하는 김 의원에게 “탄핵에 반대해도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고 말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의원과 함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에게 악화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지만, 악플이 빗발치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았다.
조정훈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도 ‘마포를 떠나라’는 문구가 새겨진 근조화환이 배달되고 계란이 투척됐다. 권영세 의원 사무실에 놓인 근조화환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공유되고 있다.
신동욱(서울 서초을) 의원 사무실에는 서울대 21학번 재학생이 직접 쓴 탄핵 촉구 대자보가 붙었다. 신 의원은 서울대 84학번 졸업생이다. 다른 여당 의원들도 개인 휴대전화로 탄핵안 표결 불참에 항의하는 문자 메시지가 수천 통씩 쏟아지는 등 곤욕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