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오는 2029년 개교를 목표로 과학영재학교 유치에 나섰다. 교육환경을 개선해 우수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핵심전략산업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울산시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9일 오후 시청에서 UNIST 부설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박종래 UNIST 총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울산시는 영재학교 설립·운영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맡고, UNIST는 인적자원과 인프라 지원에 적극 협조한다. 또 과학영재학교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날부터 ‘시민 1만 명 서명 운동’을 펼치고, 정부와 관계기관에 설립 필요성을 건의하기로 했다. 1호 서명자에 이름을 올린 김두겸 울산시장은 “과학영재학교는 울산이 미래 과학도시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울산과학기술원과 협력해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UNIST 부설 과학영재학교는 학년별 8학급, 학급당 10명씩 총 240명 규모로 2029년 3월 개교 목표다.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울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연계해 인공지능(AI) 분야를 선도할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위치는 UNIST 내부 또는 인근 울주군 입암리 일대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확한 건립 부지와 시설 규모 등은 연구 용역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총 사업비는 최대 1,200억 원으로 예상된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울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 기반을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울산과학기술원의 우수한 기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학영재학교를 세계적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과학영재학교는 재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해 과학기술인재로 육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교육과정도 자유롭게 운영한다. 현재 과학영재학교는 전국에 8개(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광주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있으며,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설 AI 영재학교가 202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AI BIO 영재학교가 2028년 개교를 앞두고 있다. UNIST는 별도의 학교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으나 지난 9월 ‘울산과학기술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과학영재학교를 둘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구·경북, 충남, 울산 3개 지역을 대상으로 과학영재학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용역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