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 한화 금융 계열 3사가 인공지능(AI) 선진 기업들이 밀집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국내 금융사가 샌프란시스코에 AI 거점을 마련한 첫 사례다.
한화 금융 3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한화 샌프란시스코 빌딩에서 '한화 AI 센터(Hanwha AI Center·HAC)' 개소식을 열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부회장)를 비롯해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 등 3사 수장들이 총출동해 HAC의 시작을 기념했다. 여 부회장은 "HAC는 한화 금융사의 AI 연구와 투자, 협력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픈AI, 앤스로픽 같은 AI 스타트업들의 기반이자, 애플·구글·메타 등의 본사와도 인접한 도시다. 이곳에서 HAC는 스탠퍼드대 등 샌프란시스코 일대 대학들과 AI 스타트업, 투자사들과 교류를 강화해 AI 기반의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선제적 투자 기회와 신사업을 찾는 역할을 하게 된다. AI 혁신을 선도하는 곳에서 현지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해 국내 금융 서비스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게 목표다. 김래윤 HAC 센터장은 "3개 금융사 파견 인력 등 15명으로 출발하지만 현지 AI 인력 채용 등을 통해 40여 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사 공동으로 문을 연 HAC와는 별도로 한화생명은 자체 연구조직인 AI 연구소,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AI 부서도 두고 있다. 여 부회장은 "AI가 가장 많이 쓰일 수 있는 데가 금융업이고, 그중에서도 보험사라고 본다"며 "이 때문에 네이버에서 파파고를 개발한 김준석 AI 실장을 영입하는 등 AI 연구와 개발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의 시작으로 한화생명은 보험 상품 상담이나 약관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는 AI 챗봇을 이달 말 도입할 계획이다. 여 부회장은 "자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AI 챗봇을 만든 건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여 부회장은 "한화 금융 계열사가 (국내 금융사 가운데) 모든 면에서 AI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도 HAC 개설을 계기로 삼아 선도적 지위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전 산업에서 AI를 변화 핵심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한화도 AI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