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윤석열 피의자 입건… 공수처는 검경에 사건 이첩 요청

입력
2024.12.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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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첫 브리핑, 현직 대통령 수사 공식화]
"지위고하 막론, 엄정 수사... 법무장관 보고 X"
'키맨' 김용현 긴급체포... '1호' 구속영장 전망
공수처는 검경에 이첩 요청 "교통정리 시급"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내란죄에 대해서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재차 확인한 것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사건"으로 규정했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은 8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관련 고발장이 많이 접수돼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며 "고소·고발되면 절차상으로는 (피의자로 입건되는 게) 맞다"고 답했다.

박 본부장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해 어떠한 의혹도 남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된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엄정 수사"를 약속했다. 대검은 이와 관련해 "특수본 수사는 법무부에 일체 보고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보고 없이 검찰총장 책임하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검찰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관련 범죄로 수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선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위해 수사 주도권을 가지려 한다"며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직권남용과 내란) 두 가지 죄명을 다 수사하는 것이 맞고, 내란죄를 수사하지 않거나 앞으로 수사하지 않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공무원이 직권남용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엄 건의' 김용현 입 주목하는 검찰

검찰은 이날 오전 1시 3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자진 출석한 김용현 전 장관을 6시간가량 조사한 뒤 긴급체포해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개인 휴대폰을 교체한 사실을 확인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 전 장관의 진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 본부장은 "어떻게 해서 비상계엄이 선포·해제됐고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단계별로 (주요 인물들이) 어떤 입장인지는 이미 다 알려진 상황"이라며 "특수본 구성 직후 가장 중시한 것이 김 전 장관 진술 확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9일이나 10일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또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에 임명됐던 정진팔 합동참모본부 차장(중장)과 국회에 부대를 이끌고 출동한 이상현 1공수여단장(준장)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경찰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기존 전담수사팀에 수사관 30여 명을 추가 투입해 150여 명 규모의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 확대했다. 경찰은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통신사실조회 자료를 확보했고, 김 전 장관의 공관과 자택, 장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과 경찰이 경쟁적으로 내란죄 수사에 돌입한 상황에서 중대 변수가 생겼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날 검경에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라고 요구했다. 공수처법 24조는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공수처장은 중복수사 우려를 해소하고 수사의 신속성,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해 이첩요청권을 행사했다"며 "처장의 지휘 아래 수사 인력 전원(검사 15명, 수사관 36명)이 투입돼 신속한 수사에 필요한 증거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은 공수처의 이첩요청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지수 기자
장수현 기자
이승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