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키보이스와 히식스 등에서 활동했던 국내 1세대 록 밴드 기타리스트 김홍탁이 7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1944년 인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윤항기 차중락 차도균 옥성빈과 함께 키보이스를 결성해 1964년 앨범 '그녀 입술은 달콤해'로 정식 데뷔했다. 이 음반은 국내 록 밴드의 첫 앨범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한국의 비틀스'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훗날 일본 곡을 리메이크한 '해변으로 가요'(1970)로 인기를 모은 키보이스는 1기 멤버들이 모두 떠난 뒤 새 멤버들이 구성한 2기였다.
김홍탁은 1967년 키보이스를 떠나 이듬해인 1968년 조용남 한웅 유영춘 김용호와 함께 밴드 히파이브로 활동하며 '초원' '정 주고 내가 우네' '메아리' 등의 히트곡을 냈다. 이후 6인조로 변경 후 히식스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이어갔다.
히식스는 1집 수록곡 '초원의 사랑'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1970~1971년 플레이보이컵 쟁탈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서 2회 연속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등 당대 최고의 록 밴드로 인정받았다. 이후 '초원의 빛' '물새의 노래' '당신은 몰라' '사랑의 상처' 등의 히트곡을 내놓았다.
김홍탁은 1995년에는 밴드 후배들과 함께 서울재즈아카데미를 설립해 후배 음악가들을 양성했다. 생전 '그룹사운드 명예의 전당'을 만들기 위해 '김홍탁 유튜브'를 만들어 투병 중 여러 선후배 음악가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미8군쇼와 그룹사운드 1세대 출신이 주축이 돼 만든 '음악 동인 예우회'가 올해 4월 발표한 앨범 '전설을 노래하다'가 고인이 녹음한 마지막 앨범이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김홍탁은 우리나라 그룹사운드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라면서 "별세 전까지 무대에 섰을 정도로 평생 음악에 열정과 헌신을 다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9일 오후 3시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