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박근혜는 잃었지만, 尹과 김 여사 지키자"... 광화문 보수단체 맞불집회

입력
2024.12.07 16:15
탄핵안 표결 시간 가까워지자 집결
"계엄 선포 옳았다" 윤 대통령 옹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임박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선거 부정을 밝히기 위해선 계엄 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비상계엄령 사태를 비호했다.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중구 세종대로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부터 2호선 시청역까지 이어진 약 900m 길이 도로의 4차선이 가득 찰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

참가자들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 관계자는 "8년 전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잃었지만 이번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돼야 하는 건 이재명"이라며 "사형 시켜야 한다"고 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여자들은 "이재명을 구속시키고 윤석열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쳤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지지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교인들과 함께 왔다는 문모(28)씨는 "대통령은 주사파 세력과 간첩을 잡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기에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이번엔 우리가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부정선거설'을 신뢰한다는 한모(62)씨도 "그간 선거들에서 사전투표와 본투표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난 건 분명 전산상으로 투표 결과를 조작하기 때문"이라며 "수사하려고 하니 압수수색 영장도 다 거부하고 정말 계엄 말고 어떻게 방법을 찾겠냐. 대통령님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표결 시간이 다가오자 발언 수위는 더 높아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재명, 문재인 개OO" "민주당 개OO 다 죽여버리자"며 욕설을 하고 "부정선거로 당선된 22대 국회 300명 해산하라"며 부정선거설을 또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 직무정지를 언급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발언도 있었다. 주최 측 관계자는 한 대표에 대해 "키워줬더니 등에 칼을 꼽았다. 구속하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유진 기자
허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