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의 중심에 이른바 '충암파'(충암고 출신)가 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충암고 법인 이사장이 충암고를 졸업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두고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 번 선정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윤명화 충암고 이사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암 교무실로 하루종일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스쿨버스 기사들에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교명을 바꿔 달라는 청원까지(있다). 국격에 학교 (명예) 실추까지"라며 "충암 학생들이 무슨 맘고생인지"라고 덧붙였다. 윤 이사장은 당초 "괴물들이 양성된 이유가 궁금하다"고 썼다가 1시간여 만에 이 대목을 지우기도 했다.
그는 댓글을 통해서도 "충암의 이름에 먹칠한 인물들이 후배들을 힘들게 한다", "오늘도 항의가 계속 온다",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학교도 당황스러워한다", "충암학교 구성원들이 너무 실망하고 속상해한다", "속이 문드러진다" 등 속상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충암고 8기 졸업생이다. 계엄법에 따라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김 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또한 모두 충암고 출신이다. 실제로 계엄을 건의한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다.
계엄을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한남동 공관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고, 첩보부대 777사령부의 박종선 사령관도 대표적인 충암고 라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상민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국민은 이번 계엄을 '충암고의 3시간 천하'라고 한다. 전두환의 '하나회'를 생각나게 하는 충암고가 작당해서 내란을 음모한 것 아니냐"는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충암고끼리 모인 적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