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부끄럽나" 野 대변인 계엄군 총구 잡고 몸싸움... '총기 탈취 시도' 비난도

입력
2024.12.04 19:30
충돌 과정서 계엄군이 총 겨눠
일부선 "총 빼앗으려 해" 비난
"자세히 보면 계엄군이 먼저 겨냥"

윤석열 대통령의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후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본청 건물에 투입된 계엄군의 총구를 잡고 몸싸움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의 사진과 영상이 4일 급속히 확산됐다. 국회 표결을 위해 계엄군을 저지한 '용감한 행동'이라는 칭찬이 나왔지만, 일부 누리꾼은안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을 빼앗으려 했다며 비난을 쏟아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영상과 사진을 보면 이날 새벽 국회에서 안 대변인은 한 계엄군의 총구를 손으로 잡고 "부끄럽지도 않냐! 부끄럽지도 않냐고!"라고 소리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이 가진 총의 총구가 순간적으로 안 대변인의 가슴팍 쪽으로 향했다. 안 대변인에게 총을 겨냥하게 된 군인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지 않아 우발적인 격발 가능성은 낮았지만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했고 해외 방송에도 '용감한 여성'이라고 소개됐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안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을 빼앗기 위해 잡은 것 같다면서 비난을 퍼부었다. "총기 탈취 시도 아니냐", "총기 탈취 시도는 처벌해야 한다", "일부러 군인을 향해 도발하는 것 같다", 심지어 "미국이나 캐나다였으면 사살당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안 대변인이 총을 빼앗으려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엑스(X)에 "영상 다시 돌려 보니 군인이 (안 대변인을 향해) 총을 들어 올린 뒤에 총을 잡았다. 명백하게 군인이 총을 겨눈 게 먼저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군인의 총이 안귀령의 가슴을 향해 올라왔다. 이 상황 속에서 안귀령이 반사적으로 총구를 잡았다. 총구를 잡은 건 1초 남짓, 빼앗으려 하지도 않고 총구 밑으로 내리며 밀어냈다. 안귀령도 손을 뗀 상황이었는데 군인이 다시 조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령이 선포되더라도 군대가 무력으로 국회의 입법 시도를 방해할 권리는 없는데, 명백한 불법행위가 저질러지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안 대변인의 몸싸움을 '총기 탈취 시도'라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많았다.

이후 계엄군은 4일 오전 1시 국회에 모인 여야 의원 190명이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뒤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

윤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