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회에 투입한 병력은 군 정예부대인 1공수여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셈이다.
군 소식통은 4일 "이번 계엄은 충암파의 소행"이라며 "김 장관이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초대 대통령 경호처장을 지내다 지난 9월 국방부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군 당국은 전날 윤 대통령이 긴급 브리핑을 통해 계엄을 선포하자 대통령실과 합동참모본부가 위치한 국방부 영내에 계엄사령부를 설치했다. 이어 계엄사령관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했다.
야권에서는 계엄 선포과정에서 군경 핫라인도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경찰청을 건너뛰고 서울경찰청에 먼저 협조가 이뤄졌으며, 육군특수사령부(특전사) 예하 1공수 특전여단이 기민하게 움직여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공수 특전여단은 특전사 예하 부대 중 최초로 창설돼 모체 부대로 불린다. 다만 군은 4일 오전 1시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 계엄 해제' 안건이 가결되자 본회의장에서 일단 철수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어느 부대가 투입됐는지 현재로선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계엄 선포 이후 5시간 넘게 지나서야 한덕수 총리가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반면 정부 소식통은 당초 "김 장관이 계엄령 선포 건의를 했는데도 국무회의는 열리지 않았다"며 "총리와 보좌진 모두 계엄령 선포를 알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사전 공지 없이 비상소집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사이 말이 바뀐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