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경제부처 대혼란…환율 급등에 코인 시장 급락, F4 긴급 소집

입력
2024.12.0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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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대혼란…환율 뛰고 코인 마켓 접속 불가
경제부처 F4 회의 소집…기재부 1급 간부회의
"국가 부도 사태에 준하는 상황 올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경제부처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안 된 탓에 비상계엄 시 무엇을 해야할지 전혀 준비가 안 된 표정이 역력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1,440원 대를 돌파했고, 4일 주식 시장 개최 여부도 불확실하는 등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질 조짐이다.

기획재정부는 3일 저녁 "부총리께서 F4회의를 소집해 금일 11시 40분에 개최한다"며 "이후 1급 이상 간부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F4회의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거시경제 및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4명의 기관장이 모여 경제 및 금융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를 말한다. F4 회의에서는 환율이 치솟는 등 장 상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F4 회의 직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해 위기 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보다 구체적인 추가 시장안정 조치는 각 기관이 점검후 금일 오전부터 신속히 발표하기로 했다"며 "참석자들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F4는 4일 오전 7시에도 추가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1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하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실물 경제 상황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경제산업 상황, 에너지 수급 등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했다"며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산업, 무역, 에너지 등 상황을 세밀히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도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해 4일 오전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한은은 "비상계엄 상황과 관련, 4일 오전 전 간부가 참석하는 시장상황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경제부처 당황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오후 경제부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3일 오후 10시 25분쯤 계엄령 선포 직후 어떤 메시지도 내지 못했다. 대통령실과 충분히 조율하지 못한 탓에 우왕좌왕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통령실로부터) 따로 공지받은 건 없었다"고 당혹스러워 하면서 F4 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고만 전했다.

금융위, 한은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장 금융위의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며 "내일이 돼 봐야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비상대응 체제로 돌입했다"며 "긴급하게 대응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 날 주식시장은 정상적으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 부처 회의 결과에 따라 휴장 가능성도 없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별도 조치가 없다면 4일 증시는 평일과 같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정상 운영될 예정이라면서도 "휴장할지 장을 열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혼란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증시를 뒤흔들 악재인 만큼 국내 증시가 개장할 경우 충격이 극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환율 1430원대로 치솟아.. 시장 요동

실제 비상계엄 선포 즉시 시장은 요동쳤다. 하나은행 고시환율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직후 1,420원 대로 급등한 뒤 11시 30분을 넘어서면서 1,430원 대까지 치솟았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 선포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시간 4일 0시 20분 현재 뉴욕 증시에 상장된 'MSCI South Korea ETF'는 7% 가까이 떨어졌다.

가상자산 가격도 일시 폭락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일 오후 10시 44분 1억3,185만7,000원에서 13분 만에 8,826만6,000원까지 폭락했다가 11시를 넘어서면서 다시 1억3,000만 원대를 회복했다. 매도세가 몰리고 급등락을 오가면서 대형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등 사이트가 접속됐다가 끊기기를 반복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는)우리나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시사한다"며 "자산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안 좋은 시그널이며 국가 부도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국채 금리에 가산금리도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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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지 기자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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