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를 필두로 의료계가 내년 의대 신입생 모집정지를 요구하면서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 모집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복무를 마치는 공보의들이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급에 활로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역 예정 공보의 가운데 전공의 수련을 받지 않은 일반의는 전체 전공 정원의 10%에 불과하지만, 올해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 당시 사직 전공의 지원율이 1%대에 그쳤던 현실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4월 복무가 만료되는 공보의는 506명으로, 그중 의대만 졸업한 일반의는 169명, 인턴 이상 수료한 일반의는 179명이다. 나머지 158명은 전문의다. 일반의 신분 공보의는 통상 복무 만료 전해 12월에 전공의 수련 지원서를 미리 접수한 뒤, 일반 전공의보다 늦은 5월부터 수련을 시작한다.
내년 일반의 전역자는 348명으로 지난해 레지던트 1년 차 정원(3,356명)의 10%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 추가모집 당시 원서를 낸 104명 대비 3배 인원이다.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해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고 인턴도 수련을 거부해 레지던트 과정 지원자가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수련병원이 전공의를 충원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정부가 이달 진행될 내년 전공의 모집 전형을 통해 예년만큼의 정원을 유지한 상태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계속 복귀를 거부한다면, 지원자들은 원하는 과에 수월하게 합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 사직 전공의는 “공보의 복무 만료자가 인기 과에 지원한다면 해당 과에 있다가 사직한 전공의는 돌아갈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공보의가 전역 후 전공의 모집에 지원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이 공보의에게 훼방을 놓을 명분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공보의 전역은 전공의 사직 여파로 수급 절벽을 맞은 전문의 수급에도 숨통을 틔울 전망이다. 내년 4월에는 공보의로 복무하던 전문의 158명에 더해, 대부분 전문의 자격을 가진 군의관 667명도 전역한다.